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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 이야기

숏컷취향과 내 여친 이야기

by 소맬언니 2022. 11. 14.

나는 내가 동성애자인지 몰랐다. 남자를 좋아해보려했는데 이성애가 안되더라.
그렇다고 여자를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냥 사람을 안 좋아하나 싶었다.
한때 내가 무성애자인가 진지하게 고민했었다.

그렇지만... 그건... 취향... 때문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숏컷을 한 모든 사람을 좋아하는건 아닌데
숏컷이 더 눈에 띄고
예쁘다고 느낀 스타일이 모두 숏컷 스타일이었다.
솔직히 처음엔 인정하고싶지 않았다...
머리털하나에 휘둘리는 것 같아서...
근데 어쩔 수 없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숏컷을 하면 더 좋아지고... 하...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내 취향인 사람을 별로 못 만났다. 끌림이 거의 없는 편이다. 까다로운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의 내 여친을 처음 만났을 때
그냥 멋진 언니라 생각했지
이렇게 좋아질줄은 몰랐는데...
내 여친은 나도 몰랐던 내 이상형이다.
(자랑 죄송하지만 여기밖에 자랑할데가 없다. 내 친구들도 안 들어줌)
진짜 힐링 그 자체다. 사람이 어쩜 그렇게 천사같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이 있고 너무 귀엽다. ㅠㅠ
사랑스럽다. 정말.
나랑 취향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둘다 머리가 짧고 남성복도 좋아하지만 언니는 아메카지를 좋아하고 나는 댄디한 남친룩을 좋아하는 편이다.
옷가게 가면 1층 여성복코너 스킵하고 바로 2층으로 올라가서 서로 다른 코너에서 보고있다.
얼마전에 언니가 인스타에서 김희진님이 입으신 옷보고 너무 사고싶다고 그랬다. 김희진님 너무 잘어울리시고 느낌있으셔서!
그치만 우리는 키가 크지 않아서 옷이 어울릴까...




나는 내가 숏컷스타일을 좋아한다는걸 자각한 순간...
망했구나 생각했다...
긴머 커플은 많고 짧머 긴머 커플도 많지만
짧머 커플들은 (미디어에) 잘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여자에게 끌리는걸 막 깨달은 상태라
정보가 없어서 참고할 게 인터넷밖에 없었는데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그래서 그냥 연애 안하고도 살아갈 수 있지.
그렇게 생각했다. 연애할 마음 전혀 없었는데
언니를 만나고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직진했다.

이건 사랑이구나. 직감했다.
로맨스 드라마는 개뻥인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너무 좋아하면 바보같은 짓도 하게되고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설레고...
단지 언니도 레즈비언인지 확신하지 못했는데
언니는 뼈레즈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언니가 레즈라도 나를 안 좋아할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내가 언니의 취향이었다.



우리 둘이 다니면 둘다 숏컷이라서 친구나 자매인줄 안다. ㅎㅎ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과 취향이 있는만큼 다양한 커플이 있다. 하지만 퀴어 커플에겐 유독 다양한 편견이 있는것같다.
해나 개즈비가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조용한 레즈비언도 있다고 말했는데 공감이 간다.
나는 술담배 노래방 클럽 시끄러운 음악 안 좋아하는 레즈비언이다. 이런 사람도 있는거지 뭐.

딱 한번. 도쿄에서 레즈 클럽 여친이랑 가봤는데
원샷하고 나갔다... 담배도 그렇고 음악도 시끄럽고...
그래도 사람들이 한국어로 말걸어주고 친근하게 대해줘서 좋긴 했다...
그 뒤에 레즈바도 갔는데 가게 앞에서 서성이니까 점원이 들어오라고 해서 들어갔다. 둘중 누가 부치냐고 물으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즈비언 당사자가 묻는거라 기분나쁘진 않았는데 옆에 다른 점원이 눈치를 줬다.

점원분의 하소연을 들었다. 재밌었음. ㅎㅎ

그 외에 친구랑 퀴어 바에도 갔었는데 트젠분이 운영하시는 바였다. 일본에선 퀴혐 거의 못느꼈고 오픈된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도쿄라서 그랬나?


너무 셀털이라 더이상은 말 못하겠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고 마음이 통한다는거
정말 행복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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